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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즐표 금연일기(25.10.19~)

금연 90일 후기 : 육아 스트레스로 무너질 뻔한 3개월 생존기

by 리듬을즐기는표범 202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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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금연 3개월, 즉 90일에서 100일 사이가 되면

신체적으로는 니코틴이 거의 다 빠져나가 편안해진다고들 한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90일차가 될때쯤에 위기가 온다고 했었는데

 

금연 어플 90일을 가르키고 있는 모습
금연일기 90일 어플 표기내역

 

이번 90일차가 다가오기까지,

특히 80일에서 90일로 넘어오는 지난 10일간

다른 주기들보다 특히나 더 어려웠다.

 

신체적인 금단증상이라기보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즉 '심인성 흡연 욕구'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정말 미친 듯이 생각이 많이 났다.

 

 

1. 금연의 적, 육아 스트레스가 덮치다

현재 나는 두 아이의 아빠다.

17개월에서 18개월 차로 넘어가고 있는 첫째,

그리고 이제 막 태어나 1~2개월 차로 넘어가는 신생아 둘째.

이 시기의 육아가 힘들다는 건 세상 모든 부모가 알겠지만,

나에겐 조금 더 특수한 상황들이 겹쳤다.

 

첫 번째 문제, 첫째 아기의 발달.
18개월이면 보통 걷고, "엄마, 아빠" 말도 하고

말귀도 어느 정도 트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 첫째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다.

또래와 비교하면 안 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막상 늦어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두 번째 문제, 예민 보스 둘째.
둘째는 지나치게 예민하다.

소위 말하는 '등센서'는 기본이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1시간 넘게 자지러지게 운다.

달래지지 않는 울음소리를 1시간 동안 듣고 있으면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다.

 

육아 스트레스 금연 위기 18개월 아기 발달 걱정
육아 퇴근은 언제인가, 담배 생각이 간절했던 밤들.

 

2. 감정의 소용돌이, 그리고 MBTI 'T' 남편

육아 스트레스? 그래, 여기까지는 버틸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이로 인한 아내와의 갈등,

그리고 전이되는 우울감이다.

 

이 글을 아내가 보면 또 자기 때문이냐며

슬픔에 빠질 것 같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해서

아주 작은일에도 극도로 감정이 요동친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이라 생각한다.

첫째가 조금만 늦는 것 같아도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자폐 스펙트럼이나 지적 장애 등

최악의 미래를 너무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눈물바다를 이룬다.

 

나는 MBTI가 'T(사고형)'다.
하루에도 1~2시간씩 "아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기다려보자"라고

팩트에 기반해 설득하고 위로한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무너진 사람에게 논리적인 위로는 통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조차도 전염이 된다. '진짜 문제가 있나?' 하며

나도 모르게 나쁜 미래를 상상하게 되고,

위로하다가 결국엔 나도 분이 차오르는 악순환.

이때, 뇌 속에서 악마가 속삭인다. "이렇게 화가날때는 담배를 참으면 안된다"

 

 

3. 90일차를 지켜낸 방법 : 분노의 땅콩 씹기

지난 10일간 어떻게 참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힘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분노의 먹방'과 '음주'로 버텼다.

회사 탕비실(간식 창고)에 있는 견과류 과자를 꺼내서,

땅콩을 마치 담배 피우듯이 미친 듯이 씹어 먹었다.

무언가 씹어 부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후배직원에게 "한대만 줘봐라" 말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붙잡아준 건

'타인의 실패'를 목격했던 기억이다.

 

얼마 전, 회사 동료가 금연 80여 일 만에

업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봤다.

그때 느꼈던 그 안타까움이 너무 컸다.

80일을 참았는데, 그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게 너무 허무해 보였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80일을 참았는데 여기서 무너질 순 없다.'

 

금연 90일차 흡연욕구 극복 견과류 간식과 대체활동
담배 대신 내 입속으로 사라진 수많은 땅콩과 대체 활동들에게 감사를.

 

4. 100일의 기적을 향해

80일에서 90일이 되는 이 고비가

최근의 금연 참는 기간 중 가장 큰 위기였던 것 같다.

지난 80일차 일기에서도 적었듯이,

'일단 90일까지만 참자, 그러면 위기가 지나갈 것이다'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어렵사리 90일 고지를 밟았다.

 

금연 80일 효과와 증상, 아직 안심하면 안 된다 (333 법칙과 금 통계)

 

금연 80일 효과와 증상, 아직 안심하면 안 된다 (333 법칙과 금 통계)

금연 80일차다.10월 19일에 시작한 금연이어느덧 80일을 넘겼다. 70일차 글을 쓸 때만 해도"아 이제 좀 안정됐다" 싶었다.근데 역시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80일이 된 지금,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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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목표는 '100일'이다.

세 자리 숫자인 100일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00일을 채우고 나면 이 지긋지긋한 흡연 욕구도,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에 담배를 찾는 습관도 조금은 더 옅어지지 않을까.

 

육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아기 발달에 대한 걱정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스트레스를 담배 연기로 푸는 나약한 아빠는 되지 않았다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오늘도 땅콩을 씹는다.

 

아기들로 인해서 금연하려 했으나

아기들 때문에 흡연하고 싶어졌다.

그래도 잘 참아내고 이겨내서 다행이다.

 

금연하시는 모든 분들, 특히 육아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아빠들.

힘내시길 바란다. 90일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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