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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인천의 야구

인천야구 변천사 삼청태현슥쓱: 현대유니콘스 배신부터 SSG랜더스 우승까지

by 리듬을즐기는표범 202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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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태현슥쓱. 야구를 좋아하는 인천 사람이라면 이 여섯 글자가 뭔지 안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SK-SSG.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구단의 이름이 바뀐 순서다. 다른 도시의 야구 팬들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팀의 이름이 여섯 번이나 바뀌었다는 것을.

 

기업이 바뀔 때마다 유니폼이 바뀌고, 로고가 바뀌고, 응원가가 바뀌었다. 하지만 연안부두 노래는 바뀌지 않았다. 8회 공수교대 때 흘러나오는 그 노래만이 삼미부터 SSG까지 이어지는 인천 야구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최근 인천 야구의 역사를 다룬 오마이뉴스 김은식 기자의 기사를 읽으면서, 인천 야구 팬으로서 느끼는 감회가 새롭다.

삼청태현슥쓱 중에서 태현슥쓱을 직접 겪어오며 추억을 만들어온 나에게, 이 글은 단순한 역사 정리가 아니다. 내 인생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천 야구 역사 삼청태현슥쓱 변천사 일람
삼미에서 SSG까지, 여섯 번 이름이 바뀐 인천의 야구

 

 

 

현대 유니콘스 역사: 1998년 첫 우승의 기쁨과 연고지 이전의 배신

1998년 현대 유니콘스 인천 야구 우승
첫 우승의 기쁨, 그리고 야반도주의 배신

 

인천 야구 팬에게 현대 유니콘스는 첫사랑이자 배신이다.

 

삼미 슈퍼스타즈부터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까지. 인천 야구는 "꼴찌의 대명사"였다. 만년 하위권. 우승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 인천에 현대가 왔다. 1996년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는 인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언제나 언급하지만 현대라는 대기업이 인천야구팀을 인수한다고 했을때, "와! 인천도 이제 부자기업이 들어온다. 이제 팀이 바뀔 걱정없이 야구만 좋아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초등학생의 나에게 현대라는 존재는 그런 존재였다.

 

그리고 1998년, 한국시리즈 우승. 삼미 시절부터 이어온 약팀의 설움을 한 방에 날려버린 순간이었다. 인천 야구 팬들에게 처음으로 봄날이 왔다. 우승의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야구를 보며 자란 사람으로서, 그 우승은 단순한 스포츠의 승리가 아니었다. 인천이라는 도시의 자존심이었다.

 

현대유니콘스의 연고지 이전에 대한 반발
인천 팬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 이전

 

하지만 현대는 얼마지나지않아 서울 입성을 꿈꿨다. 2000년, 현대는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는 조건을 내걸며 인천을 떠났다. 정확히 말하면 임시 연고지인 수원으로 향했다. 인천 팬들에게는 야반도주와 다름없었다.

 

우승의 기쁨을 안겨주고, 바로 뒤통수를 쳤다. 그 분노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는 현대의 야반도주 이후 야구를 5년 넘게 접었다. 아예 보지 않았다.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정이 떨어졌다. 좋아하는 팀이 떠나는 경험은, 연인에게 차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실감이다. 연인은 재회할 수 있다. 떠난 인연 다시 만날 수 있지만, 떠난 팀은 돌아오지 않는다.

 

 

SK 와이번스 시절: '인천 SK' 브랜딩과 왕조 시절의 추억

SK 와이번스 인천의 자존심 구단
'인천 SK' —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처럼 곁에 있어줬다

 

현대가 떠난 인천에 SK 와이번스가 왔다. 2000년 창단. 현대가 남기고 간 빈자리를 SK가 채웠다.

 

처음에는 마음을 주기가 어려웠다. 또 떠나면 어떡하나. 또 배신당하면 어떡하나. 그런 경계심이 있었다. 실제로 현대유니콘스가 야반도주한 날 이후로 지금까지 야구를 보지 않고 사는 인천시민들이 많다.  구도인천이지만, 60대가 된 우리 작은아버지도 그날 이후로 야구를 보지 않는다. "어차피 또 바뀔 거 정 줘봤자 실망만 한다." 라고 했다. 실제로 sk와이번스가 신세계로 돈의 논리로 사라지게 되면서 그 일은 반복되었다...

 

'인천SK'라고 새겨진 두건을 들고 있는 문학경기장 팬들
SK와이번스의 캐치프레이즈는 인천SK였다.

 

야구를 사랑했던 어린 나는 SK는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캐치프레이즈를 "인천 SK"로 잡으며 "우리는 인천의 팀이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냈다. 마치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처럼 곁에 있어줬다.

 

그래서 나는 SK에 올인했다. IMF때문에 현대가 어려워서 팔린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야구뿐만 아니라 삶 전체가 SK로 향했다. 휴대폰 통신사는 SK T모바일. 인터넷은 SK네트웍스 BTV. 정수기는 SK매직. 렌터카는 SK렌터카. 중고차는 SK엔카. 주유소는 SK엔크린. 카센터는 SK스피드메이트. 이메일은 네이트닷컴. 내 일상의 모든 것이 SK와이번스가 인천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20년 넘는 기간동안 함께였다.

 

웃기는 이야기 같지만, 진심이었다. SK가 인천에 계속 남아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내가 SK 제품을 쓰면 SK가 돈을 벌고, 돈을 벌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고, 야구단이 잘 되면 인천을 떠나지 않을 거다." 이런 순진한 논리였다. 기업이 어려워도 인천에 계속 남아 있어주길. 그게 나의 기도였다.

 

SK 와이번스는 그 기대에 보답했다. 2007년, 2008년 한국시리즈 2연패. 인천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인천 야구의 전성기를 만들어주었다. 김광현, 최정, 박정권, 김강민. 인천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쏟아졌다. 인천에서 야구를 보는 것이 자랑스러운 시절이었다.

 

SK 와이번스에서 SSG 랜더스로: 여섯 번째 팀명이 바뀌던 날

SK 와이번스에서 SSG 랜더스 전환 팬 현수막
팬들이 문학경기장에 걸었던 현수막, 인천 야구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

 

그런데 또 왔다. 2021년, SK 와이번스가 SSG 랜더스로 바뀌었다.

 

안타까웠다.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이 MOU를 체결했다는 뉴스를 봤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또야?" 삼미에서 청보로, 청보에서 태평양으로, 태평양에서 현대로, 현대에서 SK로. 그리고 이제 SK에서 SSG로. 여섯 번째다.

 

나는 SK 와이번스를 지키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다. 문학경기장에 현수막을 걸었다. 인천 야구의 추억을 지키고 싶었다. DC인사이드 SK 와이번스 갤러리에 글을 쓰고, 팬들과 함께 목소리를 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하지만 기업의 결정 앞에서 팬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SK 와이번스는 SSG 랜더스가 됐다. 와이번스라는 이름도, SK라는 로고도 사라졌다. 20년 넘게 SK 제품만 쓰며 지켜왔던 팀이 하루아침에 다른 이름을 달았다.

 

 

기업은 떠나도 팬은 남는다: 문학경기장을 지킨 사람들

인천 야구의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진실이 있다. 기업은 떠나지만, 팬은 남는다.

 

삼미가 떠났을 때도 인천 팬들은 야구장에 있었다. 청보가 떠났을 때도 있었다. 태평양이 떠나고, 현대가 떠나고, SK가 떠나도 — 인천 팬들은 문학경기장에 있었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 응원가를 외우고, 새 로고를 달았다. 기업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경기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같은 사람들이다.

 

떠난 기업들은 인천 야구 역사에 껍데기 같은 이름만 남겼다. 하지만 인천을 대표했던 스타들 — 삼미의 장명부, 태평양의 박정현, 현대의 김경기, SK의 최정과 김광현 — 은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SSG 랜더스의 새 시대와 2028년 청라돔 야구장 기대감

 

SSG 랜더스 인천 새 시대
이름은 바뀌어도, 인천의 야구는 계속된다

 

지금 나는 SSG 랜더스를 응원한다. SK에서 SSG로 바뀔 때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받아들였다. 인천에 야구가 있는 한, 나는 그 팀을 응원할 것이다. 이름이 뭐든.

 

SSG 랜더스도 나쁘지 않다.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왔다. 김강민의 끝내기 3점 홈런, 최정의 한국시리즈 투런 홈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한 팬으로서, SSG에게도 감사하다.

 

하지만 SSG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떠나지 말아달라. 삼미처럼, 청보처럼, 태평양처럼, 현대처럼, SK처럼. 또 다른 기업에 팀을 넘기지 말아달라. 인천 야구 팬들은 이미 다섯 번의 이별을 겪었다. 더 이상의 이별은 감당하기 어렵다.

 

2028년 청라돔이 완공되면 인천 야구는 또 한 번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새 구장, 새 시설, 새 역사. 그때도 SSG라는 이름이 남아 있기를. 그리고 인천 팬들이 청라돔에서 연안부두를 부르고 있기를.

 

 

인천 프로야구 역사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삼청태현슥쓱'이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인천을 연고로 거쳐 간 프로야구 구단의 앞 글자를 딴 줄임말이다. 미 슈퍼스타즈 → 보 핀토스 → 평양 돌핀스 → 대 유니콘스 → (SK 와이번스) → (SSG 랜더스)으로 이어진 40년 인천 야구의 역사를 의미한다.

Q2. 현대 유니콘스의 '야반도주 사건'이란 무엇인가요?

1998년 인천에 첫 우승을 안겨주며 큰 사랑을 받았던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 기습적으로 서울 연고지 이전을 선언하며 인천을 떠난 사건이다. 비록 서울 입성이 무산되어 수원에 임시 정착하긴 했으나, 인천 야구 팬들에게는 지금까지도 큰 배신감으로 남아있다.

Q3. 왜 인천 야구장에서는 8회에 '연안부두'를 부르나요?

가수 김트리오의 '연안부두'는 인천을 대표하는 대중가요로,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 초기부터 팬들이 자발적으로 부르기 시작해 응원가로 정착했다. 팀 이름과 주인이 여섯 번 바뀌는 모진 역사 속에서도 유일하게 변하지 않고 이어진 인천 야구의 정체성이자 상징이다.

Q4. 2028년에 개장하는 청라돔 야구장은 어떤 곳인가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건설 중인 대한민국 최초의 멀티스타디움 돔구장이다.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며, 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복합 쇼핑몰, 호텔, 대형 공연장이 결합한 전천후 문화 공간으로 SSG 랜더스의 새로운 홈구장이 될 예정이다.

 

마치며: 연안부두는 멈추지 않는다

삼청태현슥쓱.

이 여섯 글자를 읽으면 인천 야구 팬의 40년이 스쳐 지나간다. 꼴찌의 설움, 우승의 감격, 야반도주의 분노, 다시 찾아온 전성기, 그리고 또다시 바뀌는 이름.

 

기업은 떠나도 팬은 남는다. 이름이 바뀌어도 경기장은 같다. 유니폼이 달라져도 연안부두는 흘러나온다. 8회 공수교대 때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연안부두를 부르는 그 순간만큼은, 삼미 팬도, 현대 팬도, SK 팬도, SSG 팬도 하나다.

 

나는 인천 사람이고, 인천 야구 팬이다. SK 와이번스의 추억을 간직하고, SSG 랜더스의 미래를 응원한다. 이 도시에 야구가 있는 한, 나는 야구장에 갈 것이다.

 

연안부두는 멈추지 않고, 인천의 야구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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