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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즐표 출산,육아일기

생후 5개월 아기 뒤집기 시기, 둘째 육아가 유독 미안한 아빠의 반성문

by 리듬을즐기는표범 2026.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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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가 뒤집기 천재가 됐다.

 

탄생 5개월. 지난달까지만 해도 뒤집기 시도를 열심히 하더니, 이제는 뒤집기를 숨쉬듯이 한다. 숨쉬듯이 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눕혀놓으면 그냥 뒤집어버린다. 뒤집어 있지 않게 할 수가 없을 정도다. 뒤집으면 속을 개워내느라 토를 하느라 못뒤집게 하는데도 소용없다.

 

그런데 오늘 글은 둘째 자랑이 아니다. 둘째에게 미안한 아빠의 반성문이다. 5개월 아기 발달 정보와 함께, 첫째에게는 그렇게 애틋했던 아빠가 왜 둘째에게는 그 마음의 반도 표현하지 못하는지, 거울을 보다가 깨달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같은 마음일 연년생 부모님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5개월 둘째 뒤집기 자세
이제는 뒤집기를 숨쉬듯이 한다

 

 

 

5개월 아기 뒤집기 발달, 정상일까?

5개월 아기의 뒤집기는 발달상 매우 정상적인 시기다. 보통 4~6개월 사이에 뒤집기를 시작하고, 5~7개월에는 양방향 뒤집기가 가능해진다.

시기 발달 내용
3~4개월 목 가누기 완성, 뒤집기 시도
4~5개월 엎드리기에서 누운 자세로 뒤집기 가능
5~6개월 누운 자세에서 엎드리기로 뒤집기 가능 (어려운 방향)
6~7개월 양방향 자유롭게, 뒤집기 후 머리 들기

 

우리 둘째는 딱 평균 발달이다. 첫째가 발달지연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보니, 둘째의 정상 발달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첫째 애착 육아: 1분 1초가 소중했던 신생아 시절

첫째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본다.

 

회사에서 1초도 더 야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금 아이가 이렇게 작고 예쁜 순간은 지금뿐이라는 생각에, 1분이라도 더 함께 있고자 집으로 달려왔다. 한순간이라도 더 만져보려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보려고.

 

첫째 신생아 시절 스킨십 추억
첫째에게는 1초라도 더 함께 있고 싶었다

 

100일이 지나길 엄청나게 기다렸다. 볼을 부비부비하고 싶어서. 100일이 지나고 나서는 볼 비비기, 볼 핥아주기 등 온갖 예뻐해 줄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아기를 데리고 다니면 사람들이 귀엽다고 쳐다보는 그 관심이 좋아서 더 데리고 다녔다.

 

100일 이전에 성인의 침샘이 닿으면 세균이 옮겨갈수도 있다고 해서 100일동안 참아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100일이 어찌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해리 할로 박사의 원숭이 애착 실험: 사랑의 본질은 스킨십

첫째에게 그렇게 애착을 쏟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 해리 할로(Harry F. Harlow) 박사의 원숭이 애착 실험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1950년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 박사는 갓 태어난 붉은털원숭이를 어미로부터 분리시켰다. 그리고 두 종류의 가짜 어미를 만들어줬다. 하나는 철사로 만들어졌지만 우유가 나오는 어미, 다른 하나는 부드러운 헝겊으로 덮였지만 우유가 나오지 않는 어미.

 

해리 할로 원숭이 애착 실험 헝겊 어미
사랑의 본질은 스킨십이다 - 해리 할로 박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새끼 원숭이들은 배가 고플 때만 잠깐 철사 어미에게 가서 우유를 빨고, 나머지 모든 시간은 헝겊 어미에게 매달려 있었다. 무서운 자극을 주면 헝겊 어미에게 달려가 안겼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도 헝겊 어미에 매달려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할로 박사는 이것을 "접촉 위안(Contact Comfort)"이라고 불렀다. 사랑의 본질은 음식이 아니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피부 접촉이라는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아이가 운다고 안아주면 나약해진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 실험은 그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실험을 보고 나서 다짐했다. 우리 첫째는 스킨십과 사랑을 듬뿍 받아서 결핍 없이 자라는 아이가 되게 하자고. 그리고 그 다짐대로 했다. 저 실험은 상당히 재미있고 잔인한 이야기도 많이 있는데 그 이야기까지 담지는 않고 이정도만 짚고 넘어간다.

 

 

연년생 둘째 육아의 현실: 첫째와 다른 마음에 대한 반성

여기서 부끄러운 고백을 해야겠다.

 

내가 첫째에게 가졌던 마음의 반도 둘째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솔직히 그렇다.

왜일까. 핑계를 대보자면 이렇다.

  • 첫째가 지금 병원 치료를 받고 있어서?
  • 첫째가 했던 과정의 리플레이라서 그럭저럭 괜찮아서?
  • 첫째가 더 먼저 만나서 정이 깊어서?
  • 외모가 첫째가 더 귀여워서?

다 핑계다. 그냥 두 번째라서 처음의 그 강렬함이 없는 것이다.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차별 아닌 차별? 연년생 아빠가 깨달은 둘째의 무게

오늘 아침, 둘째를 안고 거울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거울 앞 아빠와 둘째 아기
거울을 보다가 깨달았다. 둘째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나에게 첫째가 처음이어서 그 첫 마음이 너무나도 크고 행복했다. 하지만 둘째도 나에게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둘째도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자기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둘째"라는 이유로 덜 특별하게 여겨지고 있는 건 아닐까. 둘째 자신에게는 자기 인생이 처음이고 유일한 것인데, 부모인 우리가 "두 번째"라는 이유로 강도를 낮춰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건 너무 미안한 일이 아닐까.

 

첫째가 조금 느리다는 이유로, 아프다는 이유로 둘째에게 소홀하면 안 된다. 우리 집에서는 가족이 모두 함께 있을 때 "전담 마크"처럼 나는 첫째 담당, 아기엄마는 둘째 담당으로 자연스럽게 나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오만한 생각이다. 내가 퇴근하기 전에 집에서는 아기엄마가 첫째와 둘째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아기엄마는 두 아이 모두에게 엄마인데, 나는 퇴근 후 집에 와서 첫째만 본다는 게 말이 되는가ㅠㅠ

 

 

둘째 애착 형성을 위한 아빠의 4가지 다짐

반성만 하면 의미가 없다. 오늘부터 실천할 것들을 정리해본다.

 

1. 첫째를 신경 쓰면서도 둘째를 사랑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기. 한 명에게 집중한다고 다른 한 명을 외면하면 안 된다.

 

2. 둘째와도 의식적으로 스킨십 시간 갖기. 첫째에게 했던 것처럼 볼 비비기, 안아주기, 눈 맞추기. 해리 할로 박사가 말했듯이 사랑의 본질은 스킨십이다. 첫째에게 했던 그 다짐을 둘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3. "전담 마크" 그만하기. 두 아이 모두 아빠다. 두 아이 모두 안아주고 두 아이 모두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4. 둘째의 발달 순간을 기록하기. 첫째 때는 모든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다. 둘째도 똑같이 해야 한다. 뒤집기 천재가 된 이 순간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두 아이를 똑같이 사랑하기로 다짐하는 연년생과 아빠의 모습
둘째에게 더 사랑을 표현하기로 다짐했다

 

 

둘째 육아 자주 묻는 질문 (Q&A)

Q1. 5개월 아기 뒤집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요?

5개월에 양방향 뒤집기를 자유롭게 하는 건 빠른 편에 속하지만 정상 범위 안이다. 보통 4~7개월 사이에 완성되며, 빠르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Q2. 둘째가 자꾸 뒤집어서 잘 때 걱정돼요. 안전한가요?

스스로 뒤집기와 되돌아오기를 모두 할 수 있다면 굳이 자세를 바꿔주지 않아도 된다. 다만 침구는 푹신하지 않은 평평한 매트리스에 베개와 인형 없이 두는 것이 안전하다.

 

Q3. 첫째와 둘째에 대한 사랑의 차이, 정상인가요?

많은 부모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첫째는 처음 만난 강렬함이 있고, 둘째는 익숙함 속에서 사랑이 형성된다. 죄책감보다는 의식적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Q4. 해리 할로 박사의 실험이 지금 시대에도 유효한가요?

실험 자체는 동물 윤리 측면에서 비판받지만, 그가 발견한 "접촉 위안"의 개념은 현대 애착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스킨십이 정서 발달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지금도 유효하다.

 

Q5. 둘째에게 미안한 마음,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미안한 마음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좋은 출발이다.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의식적인 스킨십 시간, 둘째만의 사진과 영상 기록, 둘째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 만들기 등이 도움이 된다.

 

 

마치며: 오늘도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우리 둘째는 오늘도 뒤집기를 숨쉬듯이 하고 있다.

 

첫째 때는 뒤집기 한 번에 박수치고 영상 찍고 난리였는데, 둘째는 너무 자주 해서 그런가 그러려니 한다. 그게 미안하다. 둘째에게는 이게 인생 처음의 뒤집기 천재 시기인데. 자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첫 발달의 순간인데.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자라주는 둘째에게 고마워하자. 그리고 더 안아주자. 더 들여다보자. 더 사랑한다고 말해주자.

 

둘째야, 미안하고 사랑한다. 너도 우리 집의 주인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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