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팔렸다. 이전 글에서 집이 안 팔려서 복비 2배 전략을 썼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 한 달 동안 1팀밖에 안 왔던 집에, 전략을 바꾸니 일주일 만에 5팀이 왔다고. 그런데 결국 그때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 후 집을 팔지 않기로 결심했다.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을 것 같았고, 아이들 때문에 이사를 미루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안 팔기로 한 다음날, 집이 팔렸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오늘은 집을 왜 안 팔기로 했는지, 그런데 어떻게 팔리게 됐는지, 가격 협상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솔직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파트 매도를 고민하는 분들께 현실적인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파트 안 팔기로 결심한 이유 3가지
집을 팔지 않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1.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는다
이전 글에서도 썼지만, 우리 단지 매물이 한 달 반 만에 4.5배나 폭증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 이 시장에서 급하게 팔면 내가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처음 매물을 내놓은 날 15개의 매물 대비 현재 매물 52건이 나와있었다. 엄청나게 매물이 늘었다. 매수자가 선택을 할 폭이 넓어진 매수자 우위시장이다.
2. 첫째의 통원치료 거리 문제
우리 첫째는 발달지연으로 낮병동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 사는 곳에서는 치료 기관까지 거리가 적당한데, 검단 신축으로 이사를 가면 아기엄마가 매번 훨씬 먼 거리를 운전해야 한다. 아이 치료를 위해 엄마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이다.
3. 둘째 어린이집 문제
아직 4개월밖에 안 된 둘째를 위한 어린이집도 새로 구해야 한다. 검단 신도시는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라서 어린이집들이 대기가 가득가득 차있다. 아이가 얼마나 많으면 대기인원이 0명인 곳이 한곳도 없고 몇백명이상이 대기중이다. 지금 사는 곳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아놓은 상태인데, 이사를 가면 처음부터 다시 알아봐야 한다.

이런 조건들을 종합하면 답은 하나였다. 집을 팔지 말고, 신축 아파트를 임대로 돌리자. 그렇게 결심했다.
매물 철회 후 부동산 연락이 폭주한 이유 (매수 심리)
이 부분이 정말 신기했다.
집을 팔지 않기로 결심하고, 부동산에 매물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부동산 연락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손님이 있는데 한 번만 보여달라", "딱 이번 손님만 보여주고, 그래도 안팔리면 팔지마라." 이런 연락이 쏟아졌다.

웃긴 건 팔려고 애쓸 때는 일주일에 1팀도 고사하고 보러오는것도 어려웠는데, 안 판다고 하니까 갑자기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뭔가 법칙이 있는 것 같다. 연애도 그렇고 집도 그렇고, 집착하면 멀어지고 포기하고 놓으면 온다.
우리집 아기엄마도 결혼과 연애를 포기하고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모든걸 내려놓고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마산에 장만하였다. 그런데... 포기하고나서 나를 만나게 되었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모든 세상살이는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아주머니가 강력하게 요청했다. 제발 집만 한 번 보여달라고. 이미 안 팔기로 마음먹은 상황이라 정리도 안 된 집을 보여드렸다. 그래 우리집을 구경하고 우리집 말고 다른 집을 구매하도록! 이라는 마음으로 보여드리기로 했다. 솔직히 보여드리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아파트 매도 가격 협상 과정: X억3800만원 → X억4500만원
집을 본 분들이 매수 의사를 밝혔다. 여기서부터 가격 협상이 시작됐다.
우리집은 가격이 낮은 저가 아파트이다. 하지만 몇억인지 특정하여 이야기하면, 어디인지 추적이 가능하기에 X억이라고 표현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나의 이전글이나 내가 쓴 다른 글들을 본다면 이런생각이 들 수 있다.
'이미 다 밝혀놓고서 뭘 가려? 오바가 심하구먼? 어느 아파트인지 알면 어쩔건데? 널 찾아가겠나?' 싶은 심통스런 마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 계속 살게 되실 주민분들과 매수자분들 위해서 일단 숨김처리 하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숨기더라도 글을 읽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실제 아파트 매매 가격 협상 타임라인
최초 호가는 X억 5,000만원이었다. 매수자는 역시 처음부터 금액을 깎아나가려고 했다.
| 단계 | 매수자 제안 | 우리 대응 |
|---|---|---|
| 1차 제안 | X억 3,800만 원 | 거절 (1,200만 원 깎기는 너무 크다) |
| 2차 제안 | X억 4,000만 원 | 거절 (안 팔기로 한 상황, 양보할 이유 없음) |
| 3차 제안 | X억 4,200만 원 | 거절 (500만원 이상은 절대 안깎는다 거절) |
| 4차 제안 | X억 4,300만 원 | 죄송하다. 거래가 어렵다. 선언. |
| 우리 역제안 | - | X억 4,500만 원 (이 아래면 안 팜) |
| 최종 합의 | X억 4,500만 원에 계약 성사 | |
협상에서 우리가 강했던 이유
사실 3일 전에만 손님이 왔어도 X억 4,000만 원에 거래가 되었을 것이다. 원래 우리의 마지노선이 X억 4,000만 원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안 팔기로 마음을 먹은 상황이었다. "안 팔아도 괜찮다"는 마음이 협상에서 가장 강한 무기가 되었다. 아내와 전화 회의를 했다. 아내가 말했다.
"어차피 안 가기로 한 거, X억 4,500만 원까지만 양보하자. 500만 원은 어린이집 새로 구하고 이사하는 고생 비용이라고 생각하자."
그렇다. 만약 안 팔리면 지금 있는 그대로 1~2년 더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 마음가짐이 협상에서 밀리지 않게 해줬다.
X억 4,000만 원을 끝까지 고집하던 매수자에게 불가 통보를 했다. 그랬더니 X억 4,500만 원에 하겠다고 했다. 협상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계약금 500만 원 입금을 받았다.

아파트 매도 협상에서 배운 3가지 교훈
1. "안 팔아도 된다"는 마음이 최고의 협상력이다
급하면 진다. 이건 부동산뿐 아니라 모든 협상에서 통하는 진리인 것 같다. 우리가 X억 4,000만 원을 거절할 수 있었던 건 "안 팔려도 괜찮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급함을 버리니 오히려 좋은 조건에 거래가 되었다.
2. 마지노선은 반드시 지켜라
부동산 아주머니는 강력하게 X억 3,800만 원을 주장했다. 그 다음은 X억 4,000만 원. 중개인 입장에서는 빨리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으니 매도자에게 양보를 권유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의 마지노선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다. 부동산의 의견을 참고하되, 최종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한다.
3. 복비 2배 전략은 끝까지 효과가 있었다
이전 글에서 썼던 복비 2배 전략. 결국 마지막까지 이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 부동산 사장님들이 우리 매물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주었고, 안 판다고 했을 때도 강력하게 손님을 데려온 것도 복비 인센티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 매도 최종 결과 정리
| 항목 | 내용 |
|---|---|
| 매물 호가 | X억 5,000만 원 |
| 최종 계약 금액 | X억 4,500만 원 |
| 가격 조정 | 500만 원 양보 (호가 대비 2%) |
| 계약금 입금 | 협상 시작 1시간 만에 500만 원 입금 |
| 부동산 등록 | 5곳 (복비 2배 전략) |
| 매물 내놓은 기간 | 약 1개월 반 |
| 총 방문 팀 수 | 6팀+α |
| 가위 미신 | 실행 (효과는... 모르겠다) |
왜 집을 팔까 말까 고민했나: 신축 옵션 3,800만 원의 아까움
사실 이번 매도를 놓고 내가 그렇게 고민했던 이유가 있다.
신축 분양받은 새 집에 옵션을 3,800만 원이나 넣었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김치냉장고, 인테리어까지. 모든 옵션을 다 집어넣었다. 실입주하려고 마음먹고 산 집인데 이렇게 입주를 못 하게 되는 건가 싶었다.

정말 아까웠다. 하지만 첫째의 통원치료를 생각하면 지금은 이사할 때가 아니었다. 아이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니까. 그래서 모든 옵션들이 있는 것들을 포기하고, 눈물을 머금고.....신축은 임대로 돌리기로 마음먹었던 것인데, 결국 기존 집이 팔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떠나는 집에 대한 감정: 어머니의 기억, 신혼, 두 아들
집을 두고 떠날 생각에 아쉽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이 집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신다고 하셨던 게 떠오른다. 이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우리 두 아들을 만난 기억이 있는 소중한 장소다.
원래는 투자하고 싶었던 아파트들이 있었는데, 문재인의 부동산 정책 폭망으로 인해서 전국적인 아파트 가격 폭등이 왔다. 그리고 원래 사려고 했던 집 4억짜리가 15억이 넘어가는걸 구경했다. 어머니가 주셨던 이 집은 고작 몇천만원 올랐다. 그래서 이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싫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살다보니 나에게 많은 행복한 기억을 선물해준 장소이다. 주차도 편하고, 공기도 맑고, 산으로 둘러쌓여있고, 교통이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실거주에도 정말 좋고 장점이 많은 집이다. 다만 가격 상승의 여지가 조금 적은 게 단점이다. 그래도 여차저차 집을 팔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집 팔고 나서 해야 할 일: 이사 체크리스트 예고
집은 팔렸는데 할 일이 산더미다.
| 카테고리 | 할 일 |
|---|---|
| 계약 관련 | 계약서 작성, 잔금 일정 조율 |
| 육아 관련 | 둘째 어린이집 알아보기, 첫째 통원치료 동선 재확인 |
| 이사 관련 | 이사짐센터 견적, 로봇청소기·세탁기·건조기 이전설치 |
| 신축 관련 | 입주 일정 확인, 하자 점검, 입주청소·줄눈 시공 |
걱정 반, 설렘 반이다. 이사 체크리스트는 다음 글에서 자세하게 정리할 예정이다.
아파트 매도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A)
Q1. 집을 안 팔기로 했는데 갑자기 팔린 이유가 뭔가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복비 2배로 5곳에 매물이 노출되어 있던 효과가 지속적으로 발휘된 것 같다. 부동산 사장님들이 적극적으로 손님을 데려왔고, 마침 그 시점에 우리 집 조건에 맞는 매수자가 나타난 것이다.
Q2. 매수자가 1,200만 원을 깎으려고 하면 어떻게 대응하나요?
무조건 거절부터 하지 말고, 내 마지노선을 먼저 정해두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500만 원이 마지노선이었다. 그리고 "이 가격 아니면 안 판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급하지 않다는 태도가 협상에서 가장 큰 무기가 된다. 쩔쩔 매는 순간 약자가 되고, 손해보는 거래를 해야한다.
Q3. 계약금은 보통 얼마를 걸나요?
일반적으로 매매가의 10%를 계약금으로 걸지만,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경우 협상 확정 후 계약금 일부인 500만 원을 먼저 입금받았고, 정식 계약서 작성은 며칠 후 진행한다.
Q4. 현관에 가위 달기 미신, 정말 효과 있나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과학적으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연수동 갈비집에서 가져온 가위를 현관에 달아둔 후 집이 팔리긴 했다. 복비 2배의 효과인지, 가위의 효과인지는...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
Q5. 신축 옵션을 많이 넣었는데 입주를 못 하면 어떻게 하나요?
우리처럼 임대로 돌리는 방법이 있다. 옵션이 많이 들어간 집은 오히려 임대 시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다만 본인이 실거주하려고 넣은 옵션이라 마음은 아프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해야 한다.
마치며: 가위 덕분인가, 복비 덕분인가
여차저차 집이 팔렸다.
복비 2배의 효과인가. 아니면 연수동의 갈비집에서 가위를 훔쳐다가 현관 속에 붙여둔 덕분인가.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는 좋았다. 며칠 후 정식 계약서를 작성한다. 앞으로 알아봐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어린이집, 이사짐센터, 로봇청소기 이전설치, 세탁기, 건조기 이전설치 등등등.
걱정 반, 설렘 반.
다음 글에서는 이사 체크리스트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같은 상황의 분들, 우리 모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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