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외국인 투수가 이겼다. 올 시즌 SSG 랜더스의 외국인 농사는 처참했다. 에이스는 부상으로 쓰러졌고, 대체 선수는 무너졌고, 타자마저 어깨를 다쳤다. 그렇게 전반기를 9위로 마쳤다. 가을야구? 솔직히 말하자.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Pedro Ávila)가 두 경기 연속으로 제 몫을 해내면서, 답답하던 인천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고 있다. 여기에 블라이 마드리스까지 홈런포를 터뜨렸다.
아빌라, 대체 누구일까? 어떤 유형의 투수이고, 어느 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냈을까? 그리고 KBO에서는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오늘은 SSG 새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의 모든 것을 정리한다.

2026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방출과 영입 배경
아빌라 이야기를 하기 전에, 왜 그의 등장이 이렇게 반가운지부터 짚어야 한다. 올 시즌 SSG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역대급 흉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에이스로 출발한 미치 화이트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체로 데려온 토마스 해치는 두 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거둔 뒤 3연패를 당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16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10에 그치며 결국 7월 4일 방출됐다. 부상 대체로 온 히라모토 긴지로도, 아시아쿼터 타케다 쇼타도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타케다는 왜 교체 안하고 있나 싶을정도로 답답했다.
숫자 하나로 정리하면 이렇다. 올해 SSG에서 뛴 외국인 투수 5명이 거둔 승수의 합계가 단 5승이었다. 다섯 명이서 5승.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야구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바로 안다. 1명이 10승, 15승씩 채워줘야 상위권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승수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호투하면 좀 나을 수 있다. 근데 5승... 현시점 다승 1위가 엘지의 임찬규와 기아의 올러가 각각 혼자서만 9승이다. 이렇게 참담할 수가 없다.
투수만 문제였던 게 아니다.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마저 올스타 휴식기 직전 왼쪽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리그 타점 3위를 달리던 중심 타자였다. 여기에 5월에는 구단 역대 최다인 12연패까지 겪었다. 그렇게 SSG는 전반기를 9위로 마감했다. 인천 팬으로서 참 견디기 힘든 상반기였다.
그래서 SSG는 7월 초, 승부수를 던졌다. 베니지아노를 방출하고 그 자리에 페드로 아빌라를 앉힌 것이다.
SSG 새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 프로필 및 커리어

SSG는 2026년 7월 8일,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페드로 아빌라(29)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총액 40만 달러(연봉 38만 + 옵션 2만, 약 6억 원)다.
| 항목 | 내용 |
|---|---|
| 이름 | 페드로 아빌라 (Pedro Ávila) |
| 국적 | 베네수엘라 |
| 나이 | 만 29세 |
| 투타 | 우투 (오른손 투수) |
| 신체 | 180cm / 95kg |
| 계약 | 총액 40만 달러 (약 6억 원) |
| 합류 | 2026년 7월 8일 (베니지아노 대체) |
메이저리그: 스윙맨으로 버틴 시간
아빌라는 2014년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MLB 통산 성적은 72경기 146⅓이닝 8승 4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평균자책점 3.51이다. 빅리그에서 이 정도 방어율이면 나쁘지 않다. 다만 72경기에 146이닝이라는 숫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주로 롱릴리프와 스윙맨 역할을 맡았다. 붙박이 선발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선발투수와 중간계투를 번갈아가며 던지는 요원으로 활동했다는 소리다.
대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89경기 중 145경기에 선발 등판해 742.2이닝을 소화했다. 선발 경험 자체는 풍부하다는 이야기다. SSG가 "풍부한 선발 경험과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영입 이유로 든 것도 이 때문이다.
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성적과 아쉬움
아빌라의 이력에서 흥미로운 건 일본 경험이다. 그는 2025년 NPB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었다. 성적은 15경기(선발 14, 불펜 1) 82.1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4.04. 압도적이진 않지만,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은 KBO 적응에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2026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트리플A에서는 60이닝 3승 7패 평균자책점 7.50으로 크게 부진했다. 메이저리그 소식통들도 "탈삼진율과 볼넷률, 땅볼 유도율이 모두 이전보다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영입 발표 당시 팬들의 반응은 갈렸다. "MLB·NPB 경험 있는 검증된 자원"이라는 기대와, "트리플A에서 7점대인데 괜찮겠냐"는 우려가 함께 나왔다. 나 역시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올해 하도 데인 게 많아서.
페드로 아빌라 구속 및 투구 스타일 분석
그렇다면 아빌라는 어떤 스타일의 투수일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평균 150km, 최고 156km의 강속구
아빌라의 가장 큰 무기는 구속이다. 패스트볼 평균 시속 150km 이상, 최고 156km를 찍는다. 180cm·95kg의 다부진 체구에서 나오는 묵직한 공이다. 올 시즌 SSG 외국인 투수들에게 가장 부족했던 게 바로 이 '힘'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반가운 유형이다.
투심·커터·커브·체인지업, 다양한 무기
단순한 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아빌라는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커터·체인지업·커브·스플리터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구종이 많다는 건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선택지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7월 22일 롯데전에서 그가 던진 92개의 공 구성을 보면 특징이 확연히 드러난다.
| 구종 | 개수 | 최고 구속 |
|---|---|---|
| 투심 패스트볼 | 36개 | 154km |
| 커터 | 18개 | - |
| 포심 (직구) | 14개 | 156km |
| 커브 | 13개 | - |
| 체인지업 | 11개 | - |
포심보다 투심을 더 많이 던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투심은 타자 앞에서 살짝 가라앉는 공이라, 땅볼 유도에 유리하다. 홈런이 잘 나오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뛰어야 하는 투수에게는 좋은 무기다. 여기에 커터·커브·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어 던지니, 타자 입장에서는 노리기가 쉽지 않다.
KBO 첫 2경기: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그리고 뚜껑을 열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기대 이상이었다.
KBO 데뷔전(7/16 KIA전): 155km 강속구 8탈삼진
아빌라는 7월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전,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하며 KBO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94개의 공으로 KIA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최고 구속은 155km. 팀은 6-0으로 승리했고, 아빌라는 데뷔전에서 곧바로 첫 승을 챙겼다.
상대가 누구였는지가 더 짜릿하다. 이날 KIA 선발은 'SSG 킬러'로 악명 높은 올러였다. 그 올러가 4.1이닝 3실점으로 물러났으니, 맞대결에서 아빌라가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이 경기에는 씁쓸한 기록도 하나 붙어 있다. 아빌라가 달성한 이 퀄리티스타트가, SSG 선발진 전체가 올 시즌 합작한 11번째 QS였다는 것이다. 시즌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 팀 전체 QS가 11개. 우리 선발진이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두 번째 등판(7/22 롯데전): 2경기 연속 QS
데뷔전 반짝일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아빌라는 7월 22일 부산 사직 롯데전에서도 6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올라갔다.
팀은 7-3으로 승리했다. 최근 4연패에서 탈출했고, 5월 1일부터 이어지던 롯데전 6연패도 끊어냈다. 답답하던 흐름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다.
마드리스와 함께: 새 외인 듀오에 거는 기대

더 반가운 건, 아빌라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에레디아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온 외국인 타자 블라이 마드리스도 함께 터졌다.
마드리스는 7월 21일 KBO 데뷔전을 치른 뒤, 바로 다음 날인 22일 롯데전에서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 1회 롯데 선발 박세웅 상대 선제 결승 적시타
- 3회 좌중간 2루타로 출루 후 김재환의 적시타 때 득점
- 5회 이민석 상대 중월 솔로 홈런 (KBO 데뷔 첫 홈런)
아빌라가 마운드를 지키고, 마드리스가 방망이로 화답했다. 새 외국인 듀오가 나란히 활약하며 따낸 승리였다. 올 시즌 내내 외국인 선수 때문에 속을 끓였던 인천 팬 입장에서는, 이런 경기 하나가 참 오랜만이고 반갑다.
물론 현실은 냉정하다. 이미 9위까지 떨어진 팀이 남은 경기로 5위권까지 올라가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 가을야구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다. 그건 팬이라면 다 안다.
하지만 야구는 순위표만 보는 게임이 아니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도 중요하다. 아빌라가 후반기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마드리스가 6주 동안 제 몫을 해준다면, 적어도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시즌 마무리는 가능하다. 그리고 아빌라가 계속 이런 피칭을 보여준다면, 시즌 후 재계약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기는 야구를 보는 게 팬으로서 훨씬 즐겁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SSG 랜더스 아빌라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A)
Q1. 페드로 아빌라는 누구인가요?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투수(29세)다.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25년에는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었다. 2026년 7월 8일 SSG와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하며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Q2. 아빌라의 이전 성적은 어떤가요?
MLB 통산 72경기 146⅓이닝 8승 4패 평균자책점 3.51, NPB 야쿠르트에서 15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다만 2026년 트리플A에서는 60이닝 평균자책점 7.50으로 부진해, 영입 당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Q3. 아빌라는 어떤 유형의 투수인가요?
평균 150km 이상, 최고 156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포심과 투심을 기본으로 커터·체인지업·커브·스플리터까지 구사하는 다양한 구종이 강점이다. 특히 투심 비중이 높아 땅볼 유도에 유리하다.
Q4. 아빌라의 KBO 성적은 어떤가요?
7월 16일 KIA전 데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22일 롯데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두 경기 모두 팀 승리로 이어졌다.
Q5. SSG는 왜 외국인 투수를 계속 바꿨나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농사가 '역대급 흉작'이었기 때문이다. 미치 화이트는 부상, 앤서니 베니지아노는 평균자책점 6.10으로 부진해 방출됐다. 올해 SSG 외국인 투수 5명이 거둔 승수는 합계 5승에 불과했다.
마치며: 늦었지만, 반가운 이름
솔직히 아쉽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어땠을까. 아빌라 같은 투수가 시즌 초부터 로테이션을 지켰다면, 지금 순위표가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12연패도, 9위도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야구에 '만약'은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남은 경기를 제대로 치르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 남은 경기에서, 아빌라는 이미 두 번이나 제 몫을 해냈다. 156km 강속구를 뿌리며 6이닝을 책임지는 외국인 투수. 올 시즌 인천에서 참 오랜만에 보는 그림이다.
아빌라가 마운드를 지키고, 마드리스가 방망이를 휘두르고, 박성한과 최정이 뒤를 받친다. 가을야구는 어려울지 몰라도, 이런 야구라면 끝까지 볼 만하다. 그리고 이런 경기들이 쌓여야 내년이 있다.
늦게 왔지만 반가운 이름, 페드로 아빌라. 부디 남은 시즌 건강하게, 지금처럼만 던져주길 바란다.
순위표가 전부는 아니다. 인천 유니폼을 입고 잘 던져주는 것 앞으로 더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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