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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즐표 금연일기(25.10.19~)

금연 1년 365일 달성 | 담배 끊고 솔직히 느낀 장단점과 현실 후기

by 리듬을즐기는표범 2026.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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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365일이 되었다. 드디어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나보다.

내 블로그 카테고리 제목에 보면 2025년 10월 19일이라고 적혀 있는데, 오늘이 2026년 10월 19일이다. 딱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지났다.

 

오늘은 1년을 돌아보며, 금연을 하게 된 계기와 위기 때마다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그리고 금연이 건강, 정서, 관계, 경제 측면에서 정말 도움이 됐는지, 미화 없이 솔직하게 평가해보겠다. 담배 끊으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환상을 가진 분들에게, 1년 끊어본 사람의 현실 후기가 되길 바란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으신분은 나의 이번 후기는 패스하길 바란다. 하하하

 

금연 1년 365일 달성 어플 인증
2025.10.19 → 2026.10.19. 1년이 지났다

 

 

 

금연의 시작: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시작은 별거 없었다. 그냥 "오늘부터 해볼까?" 였다.

"나 예전에 끊었던 적이 있어!" 하는 생각, 그리고 "나는 원래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 그 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처럼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나의 사랑을 이루기 위하여! 담배만 끊으면 김태희가 사귀어 준대, 결혼해 준대" 이런 것도 아니고, "담배 끊으면 병마에서 벗어난다" 이런 절박함도 아니었다. 그냥 시작한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왔다.

 

표현이 김태희라니... 써놓고 읽어보니 진짜 나는 이제 요즘사람이 아닌가보다. 휴 그건 중요하지 않다. 

 

금연 만1일이 되었을때 어플 캡처화면 인증샷
추억의 금연 1일차 이미지.

 

살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담배와 이렇게 오랜 시간 이별한 상태로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걸까. 담배가 더 그립다.

 

지난 1일차 금연어플이미지를 보니 첫째도 많이 컸구나. 첫째만 있고 둘째는 엄마뱃속에 있었을때 시작하였는데, 어느덧 둘째가 든든하게 자랐다. 감회가 새롭다. 이래서 금연어플도 옛날 이미지를 캡처해두는게 좋은 것 같다. 좋은 추억팔이가 순간 되었다.

 

평생 참는 거라던 말, 진짜였다

"담배는 평생 참는 거다"라는 말이 있다. 1년 해보니 그 말이 맞는가 보다.

 

"나 이제 담배 생각 완전히 1도 안 나~" 이런 말은 전혀 안 나온다. 왜냐하면 볼 때마다 생각이 나니까. 담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느낌은 1년이 지나도 없다. 그냥 참는 거다. 계속.

 

다행스럽게도(?) 최순실의 박근혜에게 금연국가를 만들라는 어처구니 없는 제안(?)의 영향으로 요즘 세상이 흡연을 혐오하는 세상이 됐다. 아파트에서 담배 피우면 단톡방에서 "어떤 나쁜 XX색히가 어디서 담배 핀다"고 다구리하면서 욕하고 있다. 면전에서는 욕못하면서 카톡방에서 마녀사냥을 한다.

 

솔직히 나는 개인적으로 '아파트에서 피우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이라고 저러나' 싶어서 오히려 내가 피우고 싶어진다. 아무튼 담배 피우려고 100~200미터씩 걸어서 아파트 밖까지 나와서 피우는 사람들, 정말 불쌍하다. 청개구리같은 마음으로 내가 넘나 피고 싶어진다. 재떨이를 그들을 위해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전시해주고 싶다. 

 

금연아파트 흡연 위해 멀리 걷는 현실 기사
담배 피우러 100미터씩 걷는 세상이 됐다 아파트정문이 흡연구역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묘하게 금연 유지에는 도움이 된다. 담배 피울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남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볼 기회도 많이 사라졌으니까. 보지 않으면 덜 생각난다. 세상이 흡연자를 몰아내는 게, 역설적으로 끊은 사람에겐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현상이다.

 

 

건강적인 부분? 없다

자, 이제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먼저 건강이다.

 

없다. 조금도 없다.

 

내가 30대에 금연을 해서 그런가? 담배 피우다가 끊어서 건강이 좋아졌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전혀 없다. 그냥 담배 못 피워서 기분만 나쁠 뿐이다. 건강 드립은 못 치겠다. 금연하면 건강이 어떻게 좋아지는지 궁금한 사람 많을 텐데, 나한테는 그런 게 없어서 미안하다. 폐가 깨끗해졌다느니, 아침이 개운하다느니, 그런 드라마틱한 변화는 1년이 지나도 나한테는 오지 않았다.

 

그냥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니 좋아졌나보다 하고 넘기는 것이다. 오히려 술이 늘어서 건강이 악화된 기분이야. 내 체질이 술에 약한 체질인데 금연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음주로 풀게 되니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느낀다. 역설적인 상황이다.

 

정서적인 부분? 오히려 마이너스다

"캬, 이 타이밍이 담배 타이밍인데" 하는 순간이 인생에 정말 많다.

그런데 그 타이밍마다 영수증 돌돌 말아놓은 거나 빨고 있으니, 가오도 안 살고 재미가 없다. 아쉬움, 그 자체다.

 

담배 한 대가 주던 그 짧은 쉼표, 그 정서적 환기. 그게 사라진 자리를 메울 게 없다. 정서적으로 금연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스트레스 해소 창구 하나를 잃은 거다. 슬픔과 그리움에 휩싸인다. 물론 5~10분이지만ㅋㅋ

 

관계적인 부분? 이중적이다

인간관계는 이중적인 면이 있다.

 

먼저 잃은 것. 회사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담배 한 대 피우면서 근황 토크나 하자"는 그 자리를 잃었다. 직장생활에 학연·지연·혈연·흡연이라는 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흡연이 가장 컸다.

 

흡연 시간 동안 서로 근황 나누고 안부 인사 하던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를, 담배를 끊으면서 잃어버렸다. 그렇다고 비흡연자와 관계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그냥 담배 찌든 내 나던 사람이 담배 냄새 안 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딱 그 정도지 그 이상은 없다.

 

"어머~ 대리님~ 과장님~ 담배 냄새 안 나서 너무 좋아요 호호호~~" 이딴 건 없다. 담배 안 핀다고 해서 기대하지 말자. 꼭 이딴거 기대하는 놈이 있을텐데 사전 방지차원에서 알려준다. 없다.

 

그나마 좋은 점은, 가족들과 있을 때 "담배 냄새 난다"며 듣던 각종 비난과 혐오 발언이 사라졌다는 거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상 칭찬은 아니다. 그냥 혐오 발언만 안 하는 거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노담·비흡연·무냄새'가 디폴트값이라서, 내가 담배를 안 피웠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한다고 칭찬받는 게 아니라, 욕을 안 먹게 된 것뿐이다.

 

가족들은 담배피러 다녀올게에서 욕 시작이 되는데, 이 시작을 안하는 것이다. 그니까 욕안먹는다. 이건 장점이 아니다. 당연한 것이기에 좋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 그것도 없다

경제적 이득? 없다.

 

"4,500원으로 무슨 얼마나 아낀다고" 헛소리하지 마라. 누가 "너 담배 20년 피웠다고? 4,500원 × 365 × 20 = 약 3,200만 원이네. 아깝다" 이런 소리를 한다면, 나는 되묻고 싶다.

 

"넌 그래서 담배 안 피워서 얼마나 모았는데? 너 그래서 차가 뭔데? 너 그래서 집 어디 사는데?"

물어보면 똑같다. 비슷한 처지다. "담배 안 폈으면 돈 얼마나 모았겠다"라고 하는 사람 있으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 집에 전기 없이 살았으면 부자되었을 것이다! 가스 안 켜고 장작 패다가 보일러 대체했으면! 부자 됐을 텐데... 안타깝다." 이 이야기와 똑같다.

 

담배 끊어서 람보르기니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을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런자는 없다.

 

얼마나 득 봤냐는 계산은 아무튼 소용없는 소리다. 물론 라면 한 끼 먹기도 힘들던 시절을 생각하면 담배가 꽤 절약이 되긴 할 거다. 나도 20대 후반에 그런 시절을 겪었다. 그런데 난 그 시절에도 굶으면 굶었지 담배를 끊지는 않았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었다.

 

 

금연 1년 총평: 매우 피고 싶었던 1년이었다

그래서 1년 총평은?

존나 피고 싶었던 1년이었다.

 

김소월 시인의 '담배' 시 전문
담배가 그리워 을퍼보는 김소월의 담배 '시'

 

 

건강도, 정서도, 관계도, 경제도. 솔직히 따져보면 득 본 건 하나도 없다. 그냥 1년 내내 담배가 그리웠다. 그게 전부다.

다시 담배를 시작할 그날이 언제일까. 담배를 다시 피워도 괜찮다며 덕담받을 날이 언제일까. 그리운 담배... 지난 1년은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1년이었다.

 

이렇게 쓰면 누가 "그렇게 피우고 싶으면 그냥 피워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신기한 게, 그리워하면서도 안 피운다. 1년을 그렇게 버텼다. 득 본 것도 없는데 왜 참느냐고? 나도 모르겠다. 그냥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 혹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그 처음의 오기 때문에.

 

금연 1년. 미화하지 않겠다. 힘들었고, 그리웠고, 득 본 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1년을 채웠다. 그거 하나는 분명하다. 일단 1년은 이겨냈다. 

 

같은 길을 걷는 분들, 억지로 좋은 점 찾으려 하지 마시라. 솔직히 장점 별로 없다. 그냥 그리움째로 안고 하루하루 버티는 것, 그게 금연이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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