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노리던 고우석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마이너리그 등판 준비 중 글러브 이물질 검사에 걸려 퇴장당했고, 결국 10경기 출장정지 징계까지 받은 것이다. 고우석은 "단 한 번도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한 적 없다"며 강하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글러브에 무슨 이물질이 묻었길래 퇴장까지 당한 걸까? 부정투구란 정확히 무엇이고, 왜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잡는 걸까? 그리고 고우석은 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오늘은 고우석 이물질 퇴장 사건의 전말과 부정투구 규정을 정리한다.

고우석 마이너리그 글러브 이물질 퇴장 사건 전말

사건은 2026년 7월 25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CHS필드에서 벌어졌다.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 소속인 고우석이, 콜럼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마이너리그에서는 구원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심판이 글러브와 손을 검사한다. 끈적한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그런데 이날 주심이 고우석의 글러브 안쪽에서 뭔가를 감지했다. 그리고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감독과 코치, 통역까지 모두 마운드로 나왔다. 고우석은 손을 흔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3분이 넘도록 이어진 긴 협의 끝에, 주심은 결국 고우석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문제의 글러브는 정밀 검사를 위해 압수돼 심판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고우석은 단 1구도 던지지 못한 채 황망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장면을 중계하던 현지 캐스터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며, "심판들이 글러브 안쪽 밑부분에서 뭔가를 느낀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부정투구 퇴장 자체가 워낙 드물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지막 적발이 2년 전이었을 정도다. 우리 선수가 이물질 검사로 퇴장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만에 확정된 10경기 출장정지 징계
징계는 빠르고 무거웠다. 사건 다음 날인 7월 26일, 마이너리그 사무국은 고우석에게 이물질 사용 혐의로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 구분 | 내용 |
|---|---|
| 사건 발생 | 2026년 7월 25일 (세인트폴) |
| 징계 내용 | 10경기 출장정지 |
| 적용 시점 | 7월 25일 경기부터 소급 적용 |
| 복귀 예정 | 2026년 8월 5일 |
이물질 적발은 변명의 여지가 거의 없는 규정이다. 발견되는 즉시 자동 퇴장, 그리고 자동으로 10경기 출장정지가 따라붙는다. 고우석의 경우가 정확히 그랬다.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눈앞에 두고, 마이너리그 복귀전부터 이런 악재를 만난 것이다.
MLB 이물질 검사 규정: 부정투구가 엄격히 금지된 이유

그렇다면 부정투구가 뭐길래, 왜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잡는 걸까? 핵심만 짚어보자. (부정투구의 다양한 사례와 상세 규정은 글 하단의 관련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야구규칙] 부정투구 논란, 효과 그리고 규정. 부정투구의 사례는?
부정투구란? 공에 뭔가를 묻히는 행위
부정투구는 투수가 공에 인위적으로 손을 대어 공의 움직임을 조작하는 행위를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공에 침을 바르는 스핏볼, 공을 미끄럽게 하는 샤인볼, 공에 흠집을 내는 에머리볼 등이 있다. 야구 규칙은 투수가 공을 글러브·몸·유니폼에 문지르거나, 이물질을 바르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이번 고우석 사건의 핵심인 끈적한 이물질은 조금 다른 목적이다. 미끄러지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을 손에 더 잘 붙게 만들어 회전수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회전수가 높아지면 공의 움직임과 구속이 좋아진다. 즉 투수에게 부당한 이득을 주는 것이다.
'스파이더 택'과 2021년 이물질 파동
이물질 검사가 강화된 데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이른바 '끈적이 물질(sticky stuff)' 파동이 터진 것이다. 역도 선수들이 쓰던 강력한 접착제 '스파이더 택(Spider Tack)' 같은 물질을 투수들이 몰래 사용하면서, 회전수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
그 결과 2021년 리그 전체 타율은 0.237까지 떨어졌다. 196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투수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극심한 투고타저가 벌어진 것이다. 게릿 콜, 트레버 바우어 같은 정상급 투수들의 회전수가 도마에 올랐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1년 6월 15일, 강경책을 발표했다. 이물질 사용 적발 시 10경기 출장정지, 그리고 6월 21일부터 심판이 경기 중 모든 투수의 손과 글러브를 검사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단속이 시작되자 여러 투수의 회전수가 뚝 떨어졌다. 그만큼 이물질의 효과가 컸다는 방증이었다.
우리 KBO도 이 흐름을 따라, 2022년 12월 규정을 마련했다. 이제 로진은 공인 제품만 쓸 수 있고, 심판이 의심되거나 상대 팀이 이의를 제기하면 불시에 검사할 수 있다. 적발되면 즉시 퇴장과 10경기 출장정지다. 한미일 모두 같은 원리로 부정투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이 규정 이후로 끈적임의 시대는 종료되었다. 로진으로만 싸워야하는 시대이다. RPM, 즉 공의 회전수가 500회정도 증가한다고 하는데, 일단 데이터가 투수의 성적이 떨어짐으로써 증빙해주고 있다. 그전에는 몰래 바세린 바르고, 썬크림이랑 섞어서 바르고 역도선수들이 바르는 스파이더 택 바르고 하면서 장난질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시대가 종료된 것이다.
고우석의 결백 호소와 선수노조 항소 진행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고우석은 정말 부정투구를 한 걸까, 아니면 억울한 걸까?
고우석 본인은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는 7월 27일 SNS에 긴 글을 올려 "저는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강조했다.
"땀과 로진이 굳은 것일 뿐"
고우석의 해명은 구체적이다. 문제가 된 글러브 안쪽의 물질은 이물질이 아니라, 땀과 로진(송진 가루)이 오랜 시간 쌓여 굳은 것이라는 것이다. 로진은 투수가 손에 바르도록 공식적으로 허용된 미끄럼 방지 가루다. 그 로진이 땀과 섞여 글러브에 눌어붙었을 뿐, 인위적으로 바른 이물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이 글러브를 WBC 때부터 써왔다"고 밝혔다. 국가대표로 세계 무대에 나섰을 때부터 손에 익은 글러브이고, 그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투구에 영향을 줄 의도도, 불법적인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선수노조 통한 항소 진행
고우석은 이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선수노조를 통해 항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결백을 공식적으로 다투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현지 중계진조차 "이렇게 길게 협의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보통 이물질이 명백하면 검사 즉시 판정이 나는데, 3분 넘게 논의가 이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판단이 애매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팬들 사이에서도 "국가대표까지 지낸 고우석이 평생 꼬리표가 붙을 부정투구를 할 리 없다"며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다
다만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이물질 규정은 '의도'를 따지지 않는 무관용 원칙에 가깝다. 고의였든 아니든, 검사에서 이물질이 감지되면 그 자체로 퇴장과 징계가 적용된다. 실제로 로진과 땀이 굳어 끈적해진 것이라 해도,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항소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항소로 징계가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우석 입장에서는 단순히 10경기가 문제가 아니다. 국가대표까지 지낸 투수에게 '부정투구'라는 주홍글씨가 남는 것이기에, 명예를 걸고 다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우석은 LG 소속이라 우리 팀 선수는 아니었지만, 최근 30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 선수다. 힘든 마이너리그 도전 끝에 겨우 빅리그를 밟았는데, 이런 논란까지 겹치니 한국 야구 팬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부디 억울함이 있다면 잘 소명되기를 바란다.
고우석 이물질 논란 자주 묻는 질문 (Q&A)
Q1. 고우석은 무슨 일로 퇴장당했나요?
2026년 7월 25일 트리플A 경기에서 구원 등판을 준비하던 중, 글러브 안쪽 이물질 검사에 걸려 퇴장당했다. 3분 넘는 협의 끝에 주심이 퇴장을 명령했고, 글러브는 압수됐다. 단 1구도 던지지 못했다.
Q2. 고우석은 어떤 징계를 받았나요?
7월 26일 마이너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25일 경기부터 소급 적용되어 8월 5일 복귀 예정이다. 이물질 적발은 자동으로 10경기 출장정지가 따라붙는다.
Q3. 고우석은 무슨 이물질을 썼다는 건가요?
고우석은 이물질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글러브의 물질은 땀과 로진(공식 허용된 송진 가루)이 오래 쌓여 굳은 것이라는 해명이다. WBC 때부터 써온 글러브라고 밝혔다.
Q4. 이물질 검사는 왜 하나요?
투수가 스파이더 택 같은 끈적한 물질로 공의 회전수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서 이물질 파동으로 리그 타율이 0.237(1968년 이후 최저)까지 떨어지자, 심판이 경기 중 투수를 검사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Q5. 고우석은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요?
고우석은 선수노조를 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물질 규정은 의도를 따지지 않는 무관용 원칙에 가까워, 항소로 징계가 뒤집힐지는 미지수다. 현지 중계진도 이례적으로 긴 협의에 의아함을 표한 만큼, 소명 과정이 주목된다.
마치며: 정정당당함과 규정 사이에서
이번 고우석 사건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부정투구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행위이고, 그래서 엄격하게 잡는 것이 맞다. 침을 바르든, 흠집을 내든, 끈적한 물질을 쓰든, 공을 조작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정정당당한 승부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의도치 않게 규정에 걸리는 억울한 경우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고우석의 말대로 정말 땀과 로진이 굳은 것뿐이라면, 평생 정정당당하게 던져온 선수에게 '부정투구'라는 낙인은 너무나 가혹하다. 진실이 무엇이든, 그의 항변이 공정하게 검토되기를 바란다.
규정은 규정대로 지켜져야 하고, 선수의 명예도 명예대로 보호받아야 한다. 그 사이에서 진실이 제대로 가려지는 것, 그것이 스포츠가 스포츠다울 수 있는 길이 아닐까. 8월 5일, 고우석이 다시 마운드에 오를 때는 이 논란이 잘 정리되어 있기를 바란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한 대결의 꽃이다. 그 공정함이, 규정과 선수의 명예 양쪽 모두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 관련 글 더 보기
👉 [야구규칙] 부정투구 논란, 효과 그리고 규정|부정투구의 사례는?
👉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30인 명단|박찬호부터 고우석까지 총정리
👉 야구 견제구 뜻과 1루로 공을 던지는 이유 (ft. 보크 규정, MLB KBO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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