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야구의 심장이, 이제 멈춘다. 한국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그곳. 한강변의 야간 조명, 치맥, 그리고 수많은 명승부의 무대. 잠실야구장이 2026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확한 명칭은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문을 연 이 구장이, 4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영원한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2026년 올스타전이 잠실에서 열리는 이유다. 잠실에서 정규시즌이 열리는 마지막 해이기에, KBO는 이 역사적인 구장에서 마지막 별들의 잔치를 열기로 했다. 올스타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잠실야구장의 역사와 추억, 그리고 작별 이후의 계획까지 정리해본다.
인천 SSG 팬인 나에게도 잠실은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다. 2009년, 그 가슴 아픈 준우승의 현장에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도 함께 풀어보겠다.

잠실야구장 철거 전 되돌아보는 45년 역사


잠실야구장은 1980년 4월 착공해 1982년 7월 준공됐다. 약 126억 원의 공사비가 들었고, 마침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에 문을 열어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시작했다.
잠실야구장의 특징은 넓은 외야다. 좌우 100m, 좌우중간 120m, 중앙 125m로, 당시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웬만한 메이저리그 구장보다 좌우중간이 넓다. 이 넓은 외야는 잠실을 '투수 친화 구장'이자 '홈런이 귀한 구장'으로 만들었고, 그만큼 한 방의 가치가 더 컸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함께 쓰는 공동 홈구장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같은 구장을 쓰는 두 팀의 '잠실 라이벌전'은 KBO 최고의 흥행 카드 중 하나였다. 한강변 야경과 치맥 문화까지 더해져, 잠실은 '서울 야구의 성지'로 불려왔다.
무엇보다 잠실은 수많은 한국시리즈의 무대였다. 특히 7차전, 8차전, 9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들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KIA가 통산 12번의 우승 중 9번을, 삼성이 8번 중 5번을 잠실에서 확정 지었을 만큼, 잠실은 '우승이 결정되는 무대'였다. 가을야구의 모든 드라마가 이 그라운드 위에서 쓰였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직관 후기 (SK 와이번스의 준우승)
잠실의 수많은 명승부 중에서도, 인천 SSG(당시 SK 와이번스) 팬인 나에게 가장 강렬하게 남은 경기가 있다. 바로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이다. 그리고 나는 그날, 잠실구장 그 현장에 있었다.
2009년 10월 24일, 잠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이었다. 당시 SK는 에이스 김광현, 마무리 전병두, 주전 포수 박경완까지 줄부상으로 빠진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SK는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며 KIA를 끝까지 몰아붙였다.
경기는 5-5 동점으로 9회말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9회말, KIA 나지완의 끝내기 솔로 홈런이 터졌다. 채병용의 몸쪽 높은 공을 받아친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 125m의 포물선을 그렸다. KIA의 12년 만의 우승, 통산 10번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SK 와이번스의 준우승이 확정되는, 내게는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기도 했다.

비록 졌지만, 그날 SK는 "졌지만 잘 싸웠다"의 정석을 보여줬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빠진 악조건 속에서도 4시간 27분의 혈투를 펼친 그 경기는, SK 팬들에게 패배의 아픔과 동시에 자랑스러움을 남겼다. 그리고 그 모든 드라마의 무대가 바로 잠실야구장이었다. 그 잠실이 이제 사라진다고 하니, 그날의 기억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직관했던 곳이다. 저때 티켓을 구하기 어려워서 잠실야구장 근처를 배회하는데 어떤 아저씨가 경기시작 이미 했다고 2만원에 팔았다. 대학생이던 나에게 그 2만원은 큰돈이었다. 당시에 청소년이라고 뻥치면서 3천원내고 야구 보러 다녔던 나에게 그래도 좋은 기회였다. 그때가 나의 아직까지도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줄 몰랐다.
이런저런 핑계삼아 못갔는데, 그날이 아직까지의 마지막 잠실구장의 추억이다. 다른때에 방문한 잠실구장은 일하러 갔던거라서 패스한다ㅎㅎ
2026 KBO 올스타전 'RE:잠실' 예매 및 행사 일정

그래서 KBO는 특별한 결정을 내렸다. 2026 KBO 올스타전을 잠실야구장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잠실에서 정규시즌이 열리는 마지막 해이기에, 이 역사적인 구장에서 마지막 별들의 잔치를 열어 작별을 고하기로 했다.
올스타전은 7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열린다. 7월 10일에는 퓨처스 올스타전과 홈런 레이스가, 7월 11일에는 올스타전 본경기가 펼쳐진다. 잠실에서 올스타전이 열리는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이번 올스타전의 주제가 의미심장하다. "RE:잠실 - ALL STARS, ALL MEMORIES(올 스타즈, 올 메모리즈)". 잠실구장의 역사와 팬들의 추억을 함께 되짚어보는 자리로 꾸며진다. 경기장 전경을 핵심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외부 광장에는 마지막 올스타전을 기념하는 특별 부스가 설치된다. 워터 페스티벌, 팬 사인회, 그리고 공군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까지, 작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올스타전은 놀티켓으로 구매할 수 있다.(링크) 아직 매진이 아니라고 하며, 200석은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하니, 마지막 추억을 함께하실분은 확인하시길! 꼭 올스타전으로 볼 필요있나? 잠실구장과의 이별은 정규시즌에 해도된다. 작별이자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의 잠실구장이다.
어찌되었든, 이번 올스타전은 단순한 올스타전이 아니다. 45년 역사의 잠실야구장에 보내는 거대한 작별 인사다. 잠실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이번 올스타전이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철거 이후 대체 구장: 올림픽주경기장 임시 야구장과 잠실 돔구장 조감도


그렇다면 잠실야구장이 사라진 후에는 어떻게 될까?
잠실돔구장: 2031년 완공 목표
서울시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현 잠실야구장 자리에 3만5000석 규모의 신축 돔구장을 짓는다. 2026년 12월 철거를 시작해 2031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완공되면 2032년부터 새 돔구장 시대가 열린다. 잠실야구장의 추억과 기록은 돔구장 내 기념관에 보존될 예정이다.
올림픽주경기장: 2027~2031 임시 홈구장
문제는 돔구장을 짓는 동안 LG와 두산이 어디서 경기를 하느냐다. 두 팀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인근의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한 임시 야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올림픽주경기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바로 그곳이다. 40여 년 만에 리모델링을 거쳐 야구장으로 변신한다. 규모는 기본 1만8000석이며, 포스트시즌 등 주요 경기 때는 상·하층 관중석을 조정해 최대 3만 석까지 확장할 수 있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대형 공연, 국제 행사까지 공존하는 복합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2026년 6월 기준으로 이미 그라운드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전환하고 흙 고르기, 내야 잔디와 마운드 설치까지 마무리된 상황이다. 1988년 올림픽의 함성이 가득했던 그 경기장에서 야구가 열린다니, 또 다른 의미의 역사가 쓰이는 셈이다.
| 시기 | 내용 |
|---|---|
| ~2026 시즌 | 잠실야구장 마지막 시즌 (7월 고별 올스타전) |
| 2026년 12월 | 잠실야구장 철거 시작 |
| 2027~2031 | LG·두산, 올림픽주경기장 임시 사용 |
| 2031년 말 | 잠실돔구장(3만5000석) 완공 목표 |
| 2032년~ | 새 돔구장 시대 개막 |
다만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로 인한 행정 절차, 올림픽주경기장 개조, 돔구장 협약 등의 변수로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잠실야구장 작별 자주 묻는 질문 (Q&A)
Q1. 잠실야구장은 언제 철거되나요?
2026 시즌을 끝으로 2026년 12월 철거가 시작된다. 1982년 개장 이후 45년 만이다. 철거 후 그 자리에 3만5000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선다.
Q2. 2026 올스타전은 왜 잠실에서 열리나요?
잠실에서 정규시즌이 열리는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KBO는 역사적인 잠실구장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 이곳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한다. 7월 10~11일 열리며, 주제는 "RE:잠실 - ALL STARS, ALL MEMORIES"다.
Q3. 철거 기간 동안 LG와 두산은 어디서 경기하나요?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한 임시 야구장에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홈경기를 치른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곳으로, 기본 1만8000석, 최대 3만 석 규모다.
Q4. 새 잠실돔구장은 언제 완공되나요?
2031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며, 2032년부터 사용될 예정이다. 3만5000석 규모의 돔구장으로, 내부에 잠실야구장의 기록을 보존하는 기념관도 들어선다. 다만 여러 변수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Q5. 잠실야구장은 어떤 구장이었나요?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개장한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으로, LG와 두산의 공동 홈구장이었다. 좌우중간 120m의 넓은 외야가 특징이며, 수많은 한국시리즈 명승부가 펼쳐진 '서울 야구의 성지'였다.
마치며: 영원한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45년. 잠실야구장이 한국 야구와 함께한 시간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이 그라운드 위에서 수많은 환희와 눈물이 교차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함성도, 패배의 아픔도, 모두 이곳에 새겨져 있다.
2009년 그 가을, 잠실에서 SK의 준우승을 지켜봤던 나처럼, 모든 야구 팬에게는 저마다의 '잠실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잠실이 사라진다. 영원한 작별이다. 하지만 슬퍼만 할 일은 아니다. 그 자리에 더 멋진 돔구장이 들어서고, 잠실의 추억은 기념관에 영원히 보존될 테니까.
7월 11일, 잠실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 이것은 단순한 별들의 잔치가 아니라, 45년을 함께한 야구장에 보내는 우리 모두의 작별 인사다. 시간이 된다면, 마지막 잠실의 모습을 두 눈에 담아두시길. 그리고 각자의 '마지막 잠실 기억'을 만들어보시길 권한다. 참으로 특별하고도 아쉽고도 섭섭한 잠실야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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