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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야구역사 알아보기

KBO 최고 구속 LG 리오스 161.7km|한미일 가장 빠른 공 순위 총정리

by 리듬을즐기는표범 2026.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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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초. 시속 160km의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 18.44m 앞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간이다. 사람이 무언가를 보고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빨라야 0.4초. 즉 160km의 공은, 보고 나서 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타자들은 투수의 폼과 볼 배합을 미리 예측해 '게스 히팅(Guess Hitting)'을 할 수밖에 없다. 미리 예측해서 방망이를 내밀지 않으면 절대 맞힐 수 없는 속도다.

 

그래서 야구 팬들은 파이어볼러(fireballer)에 열광한다.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는 그 자체로 카타르시스를 준다.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가"는 야구의 영원한 로망이다. 그렇다면 역대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누구일까? 한국, 일본, 미국의 기록을 모두 살펴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속도가 전부는 아니다. 150km밖에(?) 안 되는 공으로도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의 "돌직구" 이야기까지, 구속과 구위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본다.

 

야구 최고 구속 기록 파이어볼러
0.35초, 인간이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공의 세계

 

 

 

KBO 역대 최고 구속 투수: LG 리오스 161.7km 신기록 달성

LG 약셀 리오스 161.7km KBO 최고 구속
2026년 6월 24일, 리오스가 KBO 트랙맨 최고 구속을 새로 썼다

 

 

따끈따끈한 신기록부터 보자. 2026년 6월 24일,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가 KBO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9회 마무리로 등판한 리오스는 2사 후 김영웅을 상대로 트랙맨 기준 시속 161.7km의 포심 패스트볼을 꽂아 넣었다. (전광판 기준으로는 162km였다.) 이는 KBO가 트랙맨을 공식 구속 측정 장비로 도입한 2018년 이후 최고 구속으로, 종전 기록이었던 문동주(한화)의 161.44km(2025년 9월 20일)를 넘어선 신기록이었다. 리오스는 한국 입성 단 15일 만에 이 기록을 세웠다.

 

종전 신기록 보유자 문동주 161km
문동주 161km 루킹 삼진 장면

 

다만 여기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KBO 공인 역대 최고 구속은 따로 있다. 2012년 9월, 당시 LG 소속이던 레다메스 리즈가 기록한 162.1km다. 그런데 리즈의 기록은 PTS(피치 트래킹 시스템)로 측정한 것이고, 현재 KBO는 트랙맨을 공식 장비로 쓴다. 측정 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두 기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트랙맨 기준 최고 구속은 리오스, 공인 최고 구속은 리즈"라고 정리하는 것이 정확하다.

 

토종 한국인 투수 최고 구속: 한화 문동주 (161.4km 달성)

외국인 선수를 빼고 순수 한국인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단연 문동주(한화)다. 문동주는 2023년 4월 12일,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공인 160km(160.1km)를 던졌고, 이후 꾸준히 기록을 경신해 트랙맨 기준 161km대를 여러 차례 찍었다. 안우진(키움), 윤성빈, 김서현(한화) 등도 160km를 넘나드는 토종 파이어볼러로 꼽힌다.

 

구분 기록 투수
트랙맨 기준 최고 161.7km (2026) 약셀 리오스 (LG)
PTS 공인 최고 162.1km (2012) 레다메스 리즈 (LG)
한국인 투수 최고 161.4km (2025) 문동주 (한화)

 

 

 

세계 야구 파이어볼러 순위: 일본 NPB와 미국 MLB 최고 구속왕

채프먼 106마일의 세계 최고 구속
채프먼의 170km, 인류가 던진 가장 빠른 공

 

일본 NPB 최고 구속: 166km 비에이라와 165km 오타니 쇼헤이

일본 프로야구(NPB)의 최고 구속 기록은 166km다. 2021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티아고 비에이라가 기록했다.

 

166km 속도의 비에이라 일본야구 최고 구속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NPB 최고 구속 166km를 기록한 비에이라

 

일본인 투수 중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2016년 닛폰햄 시절 기록한 165km가 유명하다. 당시 오타니는 한 이닝에 165km 패스트볼을 세 개나 던지며 일본 야구를 충격에 빠뜨렸다. 한국 팬들에게는 2015 프리미어12에서 오타니의 160km 강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기억이 강렬하다.

 

오타니 쇼헤이의 165km를 기록하는 파이어볼
니혼햄 파이터즈 시절 165km 구속을 기록한 오타니 쇼헤이

 

현재 오타니의 팀 동료인 사사키 로키도 NPB 시절 최고 165km를 던지며 "구속만큼은 오타니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MLB 역대 최고 구속: 170.3km 아롤디스 채프먼

그리고 마침내 인류가 던진 가장 빠른 공. 야구 종주국 미국 MLB의 기록은 차원이 다르다. 역대 최고 구속은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0년에 기록한 105.8마일, 무려 시속 170.3km다. 15년이 넘도록 깨지지 않고 있는 인류 최고 기록이다.

 

채프먼은 105마일(약 169km) 이상의 공을 무려 8번이나 던진 이 부문 독보적인 1인자다.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2015년 이후로도 105마일 이상을 던진 투수는 채프먼, 조던 힉스, 벤 조이스 단 세 명뿐이다. 2024년 한 시즌에만 100마일(160.9km)을 찍은 투수가 62명이나 될 정도로 MLB는 강속구의 천국이지만, 170km의 벽은 여전히 채프먼만의 영역이다.

 

리그 최고 구속 투수
MLB (미국) 170.3km (105.8마일) 아롤디스 채프먼 (2010)
NPB (일본) 166km 티아고 비에이라 (2021)
KBO (한국) 161.7km (트랙맨) / 162.1km (PTS) 리오스 / 리즈

 

박찬호의 라이징패스트볼
메이저리그 시절 161km를 기록하며 타자를 압도하던 박찬호의 라이징 패스트볼

 

참고로 한국인의 자존심 박찬호도 LA 다저스 시절인 1996년 161km(100마일)를 던진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인 투수가 100마일을 찍은 것은 그 자체로 자랑스러운 기록이다. 저건 그 유명한 라이징 패스트볼이다. 공의 회전이 얼마나 되는지 공이 위로 떠오르는 공이다. 움짤로도 떠오르는게 보일지경이다.

 

직구 구속보다 중요한 구위: 오승환 돌직구의 위력

오승환 돌직구 회전수 RPM 구위
속도가 전부는 아니다 — 오승환의 돌직구는 회전수로 묵직했다

 

여기까지 보면 "결국 빠른 공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야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구속이 느려도 타자를 압도하는 공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승환의 "돌직구"다. 

 

오승환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 전후다. 161km를 던지는 리오스나 170km의 채프먼에 비하면 빠르다고 할 수 없다. MLB에서는 오히려 평범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오승환은 KBO 6회 구원왕, 일본 한신 2년 연속 구원왕, 그리고 메이저리그까지 한미일 무대를 모두 평정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비결은 회전수(RPM)

비밀은 공의 회전수(RPM)에 있었다. 회전수가 많을수록 공은 중력에 덜 떨어지며, 타자 앞에서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준다. 타자는 예상한 지점보다 공이 덜 떨어지니, 헛스윙하거나 빗맞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묵직하다", "돌덩이 같다"는 돌직구의 정체다.

 

오승환의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는 전성기 때 최고 2900RPM, 평균 2400~2500RPM에 달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회전수가 약 2200RPM인 것을 감안하면, 오승환의 공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알 수 있다. 구속은 평범해도, 회전수에서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실제로 한 방송 분석에서 2013년 우완 투수 평균 회전수가 2200RPM일 때 오승환은 2600RPM을 기록했다.

 

"좋은 공"은 단순히 빠른 공이 아니다. 구속(스피드), 회전수(구위), 무브먼트(움직임), 제구(컨트롤), 그리고 디셉션(투구폼으로 공을 숨기는 능력)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야 진짜 위력적인 공이 된다. 오승환은 평범한 구속을 압도적인 회전수와 칼날 제구로 메운, "구위의 화신"이었던 셈이다.

 

당시에는 RPM측정이 없어서 모르지만, 구위하나는 엄청났다. 지금 위에 보이는 움짤도 신인시절의 오승환이다. 말그대로 진짜 돌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공의 구위를 봐라. 움짤로도 엄청난 묵직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흥미롭게도 오승환의 후계자로 꼽히는 KT 박영현 역시 150km 안팎의 구속이지만 RPM 2500을 넘나드는 돌직구로 국가대표 마무리에 올랐다. 빠른 공만이 좋은 공은 아니라는 것을, 한국 야구는 오승환을 통해, 그리고 박영현을 통해 계속 증명하고 있다.

 

 

구속과 구위 자주 묻는 질문 (Q&A)

Q1. KBO 최고 구속 기록은?

2026년 6월 24일 LG 약셀 리오스가 기록한 161.7km(트랙맨 기준)가 트랙맨 도입(2018) 이후 최고다. 다만 PTS로 측정한 공인 최고 구속은 2012년 레다메스 리즈의 162.1km다. 측정 장비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Q2. 한국인 투수 최고 구속은?

문동주(한화)다. 2023년 한국인 최초로 공인 160km를 던졌고, 트랙맨 기준 161km대를 여러 차례 기록했다. 안우진, 윤성빈, 김서현 등도 160km를 넘나든다.

 

Q3. 세계 최고 구속은?

아롤디스 채프먼이 2010년 기록한 105.8마일(170.3km)이다. 15년 넘게 깨지지 않은 인류 최고 기록이다. 일본 NPB 최고는 비에이라의 166km, 일본인은 오타니·사사키의 165km다.

 

Q4. 구속이 느려도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나요?

가능하다. 오승환은 150km 전후의 구속이지만 높은 회전수(최고 2900RPM)로 "돌직구"를 던져 한미일을 평정했다. 회전수, 무브먼트, 제구, 디셉션 등 구속 외 요소가 어우러지면 충분히 위력적인 공이 된다.

 

Q5. 회전수(RPM)가 왜 중요한가요?

회전수가 많으면 공이 중력에 덜 떨어지며 타자 앞에서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준다. 타자는 예상보다 공이 덜 떨어져 헛스윙하거나 빗맞는다. MLB 평균이 약 2200RPM인데, 오승환은 전성기 2900RPM에 달했다.

 

 

마치며: 빠른 공의 로망, 그리고 그 너머

파이어볼러는 야구의 영원한 로망이다. 리오스의 161.7km, 채프먼의 170km. 그 숫자들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자, 보는 이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0.35초 만에 포수 미트에 꽂히는 강속구는, 그 자체로 야구의 가장 원초적인 매력이다.

 

하지만 야구는 속도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오승환의 돌직구가 증명했듯, 느린 공도 회전수와 제구라는 무기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야구가 더 매력적인지도 모른다.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자가 항상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무기로 타자를 이겨내는 자가 승리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야구를 볼 때,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만 보지 마시길. 그 공의 회전수는 어떤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디에 꽂히는지. 그 모든 것을 함께 본다면, 야구가 훨씬 더 깊고 풍부하게 보일 것이다.

 

빠른 공은 가슴을 뛰게 하고, 영리한 공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리고 그 둘 다,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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