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2월 2일.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의 공식 출범이다.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과연 시민구단이 프로야구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울산 시민들이 2군 리그 팀을 진심으로 응원해줄까?
하지만 창단식에 5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웠다.
500명이면 가소로워 보일 수도 있는데, 없는팀인데 500명이면 사실 엄청난 거다.
울산 웨일즈(Ulsan Whales) 창단: KBO 퓨처스리그 최초의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는 울산광역시와 울산시체육회가 함께 만든 KBO 퓨처스리그(2군) 소속 시민구단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서 창단한 최초의 KBO 리그 참가 구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롯데, 삼성, 두산, 신세계... 모두 대기업 자본이 뒷받침하는 구단들이다.
하지만 울산 웨일즈는 다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진정한 시민을 위한 구단인 것이다.
팀 이름 '웨일즈(Whales)'는 고래를 뜻한다.
울산하면 떠오르는 게 뭐가 있나?
현대, 조선소, 그리고 고래.
울산은 예로부터 '고래 도시'로 불려왔고, 장생포는 국내 유일의 고래 관광 특구다.
구단 엠블럼도 범고래를 형상화했다.
범고래는 뛰어난 지능과 강력한 조직력을 가진 바다의 포식자다.
팀워크와 치밀한 전술을 중시하는 구단 철학을 담았다고 한다.

울산 웨일즈 연고지, 홈구장, 연봉 등 구단 운영 상세 정보
| 항목 | 내용 |
| 창단일 | 2026년 2월 2일 |
| 홈구장 | 울산 문수야구장 |
| 소속 리그 | KBO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
| 초대 감독 | 장원진 (前 두산 베어스 코치) |
| 초대 단장 | 김동진 (前 롯데 자이언츠 경영지원팀장) |
| 연간 운영 예산 | 약 50~60억 원 (시비) |
| 선수단 규모 | 선수 26명 + 코칭스태프 11명 (총 37명) |
| 시즌 경기 수 | 116경기 (홈 58경기, 원정 58경기) |
| 첫 경기 예정일 | 2026년 3월 20일 |
초대 감독 장원진: 두산 베어스 레전드가 선택된 이유
울산 웨일즈의 초대 감독으로 장원진이 선임됐다.
솔직히 처음엔 이대호, 홍성흔 같은 레전드 이름이 거론됐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장원진이었다.
장원진이 누구냐고?
두산 베어스의 '소리 없는 강자'라고 불렸던 선수다.
1992년 OB 베어스에 입단해서 2008년 은퇴할 때까지 오직 두산에서만 뛰었다.
17년간 한 팀에서만 활약한 진정한 원클럽맨.
통산 타율 0.284, 51홈런, 505타점.
2000년에는 170안타를 때려내며 최다안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은퇴 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고, 두산에서 10년간 코치로 활동했다.
2024년에는 화성 코리요 독립야구단 감독을 맡기도 했다.
바로 이 경험이 울산 웨일즈에 딱 맞는 거다.
독립야구단에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을 지도해본 경험.
방출되고 좌절한 선수들에게 다시 꿈을 심어준 경험.
장원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젊은 선수들이 더 이상 좌절하며 아파하지 않도록 최고의 조력자 역할이 나의 사명이다."
그리고 창단 첫 해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라고 했다.
시민구단이라고 눈높이를 낮추지 않겠다는 거다.

트라이아웃 경쟁률 9:1, 230명 '제2의 고양원더스'를 꿈꾸는 현장
울산 웨일즈의 선수 선발 과정이 정말 뜨거웠다.
1월 13~14일 문수야구장에서 진행된 트라이아웃.
무려 230명이 지원해서 26명만 합격했다.
경쟁률이 거의 9:1에 달한 셈이다.
지원자들의 면면이 다양했다.
프로 1군 경험자, 2군에서 방출된 선수,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선수, 독립리그 출신, 대학/고교 졸업 예정자...
심지어 일본에서 건너온 선수들까지 있었다.
왜 이렇게 많이 몰렸을까?

울산 웨일즈의 매력은 개방성에 있다.
기존 10개 구단의 2군은 폐쇄적이다.
외부 선수가 들어갈 방법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울산은 다르다.
여기서 기량을 증명하면 매년 최대 5명의 선수가 다른 1군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방출된 선수에게는 재기의 발판이, 미지명 선수에게는 프로 데뷔의 기회가 열린 것이다.
마치 질롱코리아나 고양 원더스가 그랬던 것처럼.
홍창기, 노경은, 하재훈이 질롱코리아를 거쳐 KBO 스타가 됐듯이, 울산 웨일즈에서도 그런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
2026 시즌 선수단 확정 명단: NPB 출신 투수와 KBO 방출 선수
26명의 합격자 명단을 보면 흥미로운 선수들이 많다.

오카다 & 고바야시: 150km를 던지는 일본인 용병 투수
가장 눈에 띄는 건 일본 프로야구 1군 출신 투수 2명이다.
오카다 아키타케(33)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9시즌(2016~2024) 동안 뛰며 통산 24승을 기록했다.
일본 국가대표 경력까지 있는 베테랑이다.
고바야시 주이(25)는 명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4년간 활약했다.
두 선수 모두 트라이아웃에서 시속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뿌렸다고 한다.
김도규, 변상권 등 KBO 1군 출신 재기 노리는 선수들
- 김도규 (前 롯데 자이언츠 투수)
- 변상권 (前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 남호 (前 LG, 두산 투수)
- 조제영 (前 두산 베어스 투수)
- 최보성 (前 NC 다이노스 내야수)
- 김수인 (前 LG 트윈스 내야수)
이들은 프로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울산 웨일즈라는 새로운 기회를 통해 KBO 복귀를 노리게 됐다.
고교·대학 출신 유망주 7명,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
고교 졸업 예정자 6명, 대학 졸업 예정자 1명도 포함됐다.
프로 경력 없이 순수하게 가능성만 보고 뽑힌 선수들이다.
장원진 감독은 이번 선발에서 '이름값'보다 '현재의 기량'과 '몸 상태'에 무게를 뒀다고 한다.
실제로 김동엽, 국해성, 공민규, 지시완 같은 네임드 선수들이 대거 탈락했다.
최지만 영입설의 진실: '최지만 룰' 신설에도 불발된 이유
사실 울산 웨일즈 창단 초기에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이 있다.
바로 최지만.
메이저리그에서 8년간 67홈런을 때려낸 빅리거.
2024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그는 '2년 유예 조항' 때문에 KBO 구단과 계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KBO가 울산 웨일즈에 특별 규정을 적용했다.
"해외 진출 후 국내 프로야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선수도 선발할 수 있다."
사실상 '최지만 룰'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를 위한 규정이었다.
하지만 최지만은 지원하지 않았다.
이유는 무릎 부상.
2021년 수술한 오른쪽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재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장원진 감독은 "미국에서 돌아온 선수들에게도 문을 열어 놓을 예정"이라며 최지만의 추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아마 최지만은 2027년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너무 많은데 드래프트로 뽑힐지 개인적으로 의문이긴하다.
웨일즈에 있었다면,
웨일즈 팀적으로나 최지만 개인에게서나
주목도도 윈윈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다.
드래프트에 오히려 웨일즈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왔다면 어땠을까 싶다.
문수야구장, 울산 웨일즈의 새 보금자리
울산 웨일즈의 홈구장은 울산 문수야구장이다.
사실 문수야구장은 야구 팬들에게 이미 익숙한 곳이다.
2014년 개장 이후 롯데 자이언츠의 제2 홈구장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나도 예전에 롯데 울산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1년에 6~10경기 정도 열렸는데, 울산 팬들의 야구 열기가 상당했다.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고, 외야 쪽 야산에서 야구를 지켜보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울산 웨일즈가 창단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의 울산 홈경기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올해(2025년)도 롯데는 울산에서 2경기밖에 안 했다.
롯데 팬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울산 시민 입장에서는 이제 '우리 팀'이 생긴 거다.
1군은 아니지만, 울산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이 드디어 탄생한 것이다.
울산시는 문수야구장 관람석을 현재 12,000석에서 18,000석으로 증축할 계획이다.
인근에 유스호스텔(82실, 300명 규모)도 신축해서 전지훈련, 교육리그 등 구장 활용도를 높인다고 한다.

시민구단의 현실적 과제: 1군 승격 불가와 재정 자립
솔직하게 말하면, 울산 웨일즈 앞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1군 승격 불가, '태생적 한계'
가장 큰 문제는 1군 승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허구연 KBO 총재가 직접 "현 10구단 체제 유지"를 천명했다.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1군 리그에 올라갈 수 없다.
결국 울산 웨일즈는 영원히 '2군 전용 구단'으로 남게 된다.
이게 팬들의 몰입도와 결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K리그 축구에는 승강급제가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울산웨일즈는 영원한 2군이다.
울산 야구팬층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 선수 이탈, '육성 후 이적' 구조
울산 웨일즈에서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시즌 중이라도 1군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팀의 승리보다 타 팀으로의 자원 배출이 우선시되는 구조다.
에이스 투수가 시즌 중반에 삼성으로 가버리면?
팬들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
기량이 좋고 팀의 주축이되면서, 팀의 상징이 되고
팀에서 가장 잘해서 팬들이 가장 많아진다면?
가장 떠나기 딱 좋은 선수인 것이고 그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점에 있어서도 팬층에게도 악조건이다.
🔸 재정 건전성, 연간 60억 시비 의존
퓨처스리그는 입장권 수익과 중계권 수익이 거의 없다.
연간 60억 원 규모의 운영비를 전액 시비로 충당해야 한다.
경기 불황에 따른 지자체 예산 긴축 시,
울산 웨일즈는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 해체된 독립구단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울산시는 창단 후 3년간 시 예산으로 직접 운영하고,
이후에는 시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운영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갑작스러운 시장교체로 팀이 사라질 수도 있는 운명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큰 리스크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과연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 울산 웨일즈는 어떤 의미일까?
진짜 '우리 팀'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1군 가기 위한 '발판'일 뿐일까?
고양원더스가 해체된 이유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도 이거였다.
선수들에게 애착이 부족했고, 팬베이스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울산 웨일즈에게는 다른 강점들이 있다.
첫째, 홈구장이 있다.
질롱코리아는 호주에서 뛰었지만, 울산 웨일즈는 울산 시민들 앞에서 뛴다.
매 경기 울산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할 수 있다.
둘째,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당장은 울산시가 연간 50~60억 예산을 투입하고,
구장 증축과 유스호스텔 건립까지 계획하고 있다.
단순히 팀을 만들고 끝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
셋째, 울산 시민들의 야구 열기가 있다.
전국 6개 광역시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단이 없었던 울산.
창단식에 500명이 모이고, 트라이아웃에 230명이 지원했다는 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물론 2군 리그라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
1군 경기만큼의 관중 동원은 어려울 거다.
그리고 야구가 붐의 시기인 현재에만 국한될 수도있다.
다시 야구가 암흑기가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울산시도 투자를 하고,
울산웨일즈도 자생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경제적 힘이 필요한 점은 분명하다.
여러 우려점이 있기는 하지만 미래의 스타를 먼저 발견하는 재미.
"저 선수 내가 울산 시절부터 봤어"라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
그런 가치가 울산 웨일즈에는 있다고 본다.
그런 가치라면 전국적인 관심이 있을 것이다.
울산 웨일즈 관련 Q&A
Q. 울산 웨일즈는 1군 승격이 가능한가요?
A. 아니요. KBO에서 현 10구단 체제 유지를 천명했기 때문에
울산 웨일즈는 퓨처스리그(2군)에서만 활동합니다.
Q. 울산 웨일즈 경기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홈경기는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립니다.
2026년 3월 20일부터 시즌이 시작됩니다.
Q. 울산 웨일즈 선수는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나요?
A. 네. 매년 최대 5명의 선수가 1군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습니다.
트레이드 기한 중 이적이 가능합니다.
Q. 외국인 선수도 영입하나요?
A. 네. 최대 4명까지 영입 가능하며, 1인당 연봉 상한은 10만 달러입니다.
현재 일본인 투수 2명이 합류했습니다.
Q. 울산 웨일즈 팀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Whales(웨일즈)'는 고래를 뜻하며, 고래 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범고래의 지능과 조직력을 팀 철학에 반영했습니다.
Q. 울산 웨일즈 선수단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요?
A.
투수 : 오카다 아키타케(히로시마), 코바야시 주이(소프트뱅크),
김도규(롯데), 진현우(연천), 김준우(삼성), 남호(두산),
민승기(한화), 이상연(두산), 조제영(두산) 서보석(호원대),
이승근(청주고), 박태현(경남고), 이서진(야로고)
포수 : 민성우(롯데), 박제범(SSG)
내야수 : 김수인(LG), 최보성(NC),오현석(삼성), 박민석(KT), 신준우(키움), 이민석(두산), 노강민(북일고)
외야수 : 변상권(키움), 김시완(두산), 박재윤(경남고), 한찬희(장충고)
울산 웨일즈가 한국 야구에 남길 것
울산 웨일즈가 성공한다면, 이건 단순히 울산만의 일이 아니다.
제주, 강원, 경기 북부 등 프로야구단이 없는 지역에도 시민구단이 생길 수 있다.
한국 야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열린다.
KBO 리그가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일본의 BC리그나 미국 독립리그처럼 다양한 형태의 프로야구가 공존하는 생태계가 될 수 있다.
울산 웨일즈는 그 첫 걸음이다.
3월 20일, 퓨처스리그 개막전.
울산 웨일즈의 첫 항해가 시작된다.
과연 이 고래들이 어디까지 헤엄쳐 갈 수 있을까?
아기고래들의 완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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